때를 놓친 독서는 분명히 있다. 그것은 제일 첫번째 책장을 넘기는 순간 명백하다. 요컨대 어휘력의 한계나 문체의 벽에 부딪히기도 한다는 것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예감했던 바와 같이 서사의 문제였다. 좀 더 어렸을 적에 이 소설을 읽는 편이 나았다. 고입을 앞두고 있을 시절에 읽기 적합했을 것이고, 늦어도 고등학생 때 읽었어야 했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데 독서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서 내가 이번 독서를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면 과거의 나를 치유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제1장

제2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