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욱이 만든 뱀파이어 신부 영화라니, 대체 얼마나 변태같은 걸 보여줄지 기대돼서

🎞️ 탐미주의에 교훈은 불필요하다

⭐ 폭력과 성애를 한 데 뒤섞어 기괴하고도 아름답게 연출한 게 심금을 울린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야말로 내가 예술에서 추구하는 미학 그 자체

스포일러 有

영화를 보며 적은 메모. 점차 감당 불가능해졌다.

• 색
  • 박찬욱은 색을 정말 잘 쓰는 감독이다. <친절한 금자씨>의 황홀한 색감에 도취되어 이분 필모를 깨고 있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박쥐> 역시 각 색상에 부여된 의미를 파악하려 노력했다.
  • 흰색: 병원, 피리, 의사 가운, 로만 칼라, 붕대, 상현을 덮은 시트, 태주를 감싼 시트, 계란, 도배된 집
    • 병원은 현상현이 신부로서 근무하던 곳이자, 태주와 섹스한 장소이기도 하고, 뱀파이어로서의 비밀을 간직하던 곳이기도 하다. 상현은 흰 피리를 불다가 각혈한다. 뱀파이어가 된 태주는 집의 2층을 흰색으로 도배한다.
    • 둘의 해방감을 표현할 수도 있고, 감독이 병원을 연상시키기 위해서 부러 배경을 환기했을 수도 있고, 그저 붉은색과의 선명한 대비가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채택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의미 부여란 즐거운 일이다.
  • 검은색: 수도복
  • 붉은색: 피
  • 파란색: 태주의 드레스, 물
• 기독교
  • 순교
    • 자진해서 EV 실험에 참여한 현상현의 침대 옆 탁자에 ‘성 세바스챤의 순교’ 그림이 있다.
    • 그는 차라리 세바스챤처럼 순교하길 바랐을 것이다.
  • 부활
    • 그리스도는 죽은 이들 가운데서 3일 만에 부활하셨는데 현상현은 불과 몇 초만에 소생한다.
    • 사망시각 3시 31분, 만일 2분 뒤에 살아났더라면 더 흥미로웠을 듯. 과한가?
    • 상현과 태주는 부활절에 섹스한다.
• 물
  • 박찬욱과 봉준호가 애용하는 장치.
  • 모임은 水요일마다 개최되어 ‘오아시스’다. 강우(降雨)는 물침대에서 자고, 종종 콧물을 흘리고, 익사한다. 모두가 땀을 뻘뻘 흘리는 중에도 추위에 떤다. (어쩌면 그는 처음부터 익사해 있다.) 물을 담은 핫백으로 몸을 덥힌다.
  • 태주가 파란 옷을 입고 죽은 것은, 그 색상 탓에 익사를 연상시킨다.
  • 상현과 태주는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다가 죽는다.

• 낚시

• 심폐소생술
  • 상현은 사람을 살리고 싶다고 했고, 여러 차례 심폐소생술을 시전한다.
  • 혀를 잘라 태주에게 피를 먹여 소생시키는 것은 심폐소생술을 연상시킨다.
• 이블린
  • Evelin, 이브(’Eve’)
  • 한국어에 서툴기 때문에 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따라서 무고하다. 가톨릭 신자이다.
  • 작중에서는 유일하게 살아남는 뱀파이어.

평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