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양조위의 얼굴을 보기 위해 틀었다가 금성무에게 빠진 영화.

실연당하고 징징거리는 유의 서사는 정말 취향이 아니다.

명성에 비해 지루하다. 살아남는 건 배우들의 얼굴 뿐…

스포일러 有

영화를 20분 남겨놓고서도 전반부랑 후반부 내용이 이어질 줄 알았다. 아니었다.

남자 주인공들의 행태가 찌질함의 극치였다. 그렇지만 끝내주게 잘생기는 얼굴 덕에 추태마저 아름다워보였다. 한편으로는 구차한 장면이 나올 때마다 왜 차였는지 알 것도 같았다.

페이가 경찰 663의 집에 마음대로 드나드는 것은 자택침입죄가 아닌가? 제정신이 아닌 행동에 소름이 끼쳤다. 금방이라도 663이 들이닥칠까봐 긴장했다. 663이 자기 집에 있는 페이를 발견하고 노발대발할 줄 알았는데 그의 진심을 깨닫게 되는 전개에 어이가 없었다.

난데없이 나오는 나레이션이 웃겼다. 웃기라고 나온 건 아니었을 테지만, 심야 개그 프로그램에서 자주 나오는 반전 속내 같아서 자꾸만 깼다. '사실 나는 XX다' 식의 나레이션이 연상됐다. 가면을 벗고 정체를 밝히는 느낌이 들었다… 은근 죠죠 같았다. 한편으로는 나레이션이 대놓고 등장인물의 저의를 구구절절 설명해줘서 지루했다.

후반부 등장인물 모두의 청력이 심히 걱정됐다. 페이가 큰 소리로 음악을 틀 때마다 볼륨을 내려야 했다.

사랑과 실연에 초점을 맞춘 작품은 취향이 아니다… 지루해서 죽는 줄 알았다. 진심으로 <영웅본색> 류 홍콩 느와르로 착각한 내 잘못이다. 그래서 이게 무슨 내용일까… 무슨... 무슨 말을 하려는 거냐? 실연의 상처는 아프지만 극복하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야 한다? 서사는 전혀 와닿지 않았지만 연출이 인상깊어 종종 생각날 거라는 점에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비슷한 듯했다. 물론 그것도 취향은 아니었다.

양조위 씨는 왜 집에서 메리야쓰와 빤쓰만 입은 채로 화장실 비누를 다그치는 역할로 등장하시는 걸까? 감독님께 항의 안 하셨나?

한 줄 요약: 아무리 잘생겨도 꼴깝은 꼴깝이다 (꼴값보다 이게 더 와닿는 표기인듯)

그렇게 잘생겼는데 추해보일 수 있는 거임?? 정말 놀라움...

나만 불호였나 곱씹어봤는데 박찬욱 감독님도 불호랬다길래 위안이 됐다. 역시 찬욱팍은 최고의 변태예요.